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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 국정교과서 논쟁   15-11-02
관리자   13,344
 
역사교육을 국정교과서로 할 것인지, 검정교과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부에서는 이미 국정교과서로 바꿀 요량으로 모든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예산조차도 국회를 거치지 않고 예비비를 사용하여 지출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 이 부분은 밀어부칠 것 같다.

야당에서는 이렇게 바뀔 경우 역사의 왜곡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현대사에 있어서 박정희 정부에 대한 평가 등이 뒤바뀔 것이 걱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한 가지 사관만을 가지고 역사를 보는 것도 걱정이라는 말을 한다.

교계의 입장은 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쪽이 많다. 그것은 그간 검정교과서에서 기독교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했다고 보는 것 같다. 아니 중요한 부분에서 기독교가 이 나라를 위해서 이바지한 바를 생략, 또는 삭제했다고 본다. 그래서 그 동안 역사교과서 개편에 대해서 우려를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 앞장서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펀에 있었던 분들이 합세를 하는 형편이다.

국정과 검정의 차이는 교과서를 만드는 주체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국정은 정부가 주도하여 교과서를 집필하고, 이를 모든 학교에서 쓰도록 하는 것이다. 즉 국가가 정한다는 의미일 것 같다. 거기에 반해서 검정은 정부, 즉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각 출판사들이 만든 교과서를 검사해서 쓸 수 있다고 허락해 준 것들이다. 따라서 교과서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일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차이는 아닌 것 같다.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역사를 남겨줄 것이냐의 문제이다. 역사는 사실(Fact)에 근거한다. 일어난 일은 이미 과거에 있었던 것으로 바뀔 수 없다. 그것이 바뀐다면 공상과학 만화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논란의 쟁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 사실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같은 사건이고 사실이라도 세월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사도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누적관객수가 6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그 사건을 보는 특별한 관점이다. 그간 사도세자에 대해서는 영화나 드라마가 꽤 있었다. 한국사람이라면 이 극적인 사건에 대해서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냉정한 아버지가 신하들의 모함에 따라 불쌍한 아들을 죽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사도세자가 그리 착하기만 한 아들은 아니었다는 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영조의 아버지로서의 모습, 종묘사직을 지키기 위해 내린 결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인터넷에서는 사도세자에 대한 여러 부족한 모습들이 조명되었고, 우리의 이해는 다르게 접근될 수 있었다.

아마 이것을 사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사건이지만 다른 것들을 모두 쳐내고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에게 집중을 하자 이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고, 아버지와 아들의 인간적인 면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역사교과서 문제는 결국 누구의 사관(史觀)으로 역사를 보고, 그것을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이다. 정부는 현재의 교과서들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양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론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결국 역사가 교과서 밖에 안 되지 않나하는 걱정이 든다. 우리 어릴 적 ‘태종태세문단세’하면서 외웠던 역사 말이다. 역사는 일어난 사건과 왕과 연도를 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배워야할 것은 그런 역사를 보는 눈이다. 그것이 바로 사관이라고 하는 것이다.

짧은 경험이지만 독일에서 보면 역사를 교과서로 배우지 않는다. 외우는 역사가 아니가 탐구하고 연구하여 역사를 배운다. 책 하나를 가지고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료들을 뒤지며 학생들은 역사를 연구하는 재미를 얻는다.

내가 30여 년 전 고등학교에서 ‘딸딸딸’ 외웠던 그 역사가 21세기 오늘 다시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드라마 열심히 본 어머니보다 못한 역사능력이 아니라 역사는 연구하고 생각해 보아야할 부분이라는 것도 배웠으면 좋겠다. 역사교과서 한 번 읽어보지 않고 떠들어 대는 여론의 큰 입들이 정해주는 역사, 여당이 정해주는 역사, 야당이 정해주는 역사가 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이 살아낸 역사, 이 공동체가 하나로 생각하는 역사, 오늘 우리의 관점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역사를 우리 아이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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