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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료실

[서평] 사회를 말하는 사회   14-09-12
조성돈   9,463
   CTK-140811서평-사회를 말하는 사회.hwp (20.5K) [27] DATE : 2014-09-12 21:38:18
 
사회를 말하는 사회
한국사회를 읽는 30개 키워드 정수복 외 지음

 사회학은 19세기가 끝나갈 무렵 생겨났다. 물론 그 전부터 기원을 따져보려는 이들도 있지만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야기한다면 이 때 쯤으로 본다. 그렇다면 학문의 영역으로 본다면 상당히 늦게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사회의 변화나 그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 훨씬 이전에는 한 명의 통치권자에 의해서 국가내지는 통치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나라를 잘 다스리기 위한 도구였다.
 그런데 19세기로 들어오면서 사회가 변하기 시작했다. 신흥세력으로서 시민계층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요즘 우리가 이해하는 시민과는 질적으로 좀 다른 개념이기는 하지만 이들에 의해서 권력은 다양하게 분산되었다. 이로써 학문은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시민들이나 사람들의 움직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이 사회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 학문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이로써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20세기 사회학은 꽃을 피웠고, 사회의 근본과 구조를 밝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를 들어오면서 이 사회는 분열되기 시작했다. 이 사회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사회학자들도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 사회를 보기 위해 그들은 여러 시도를 감행했고 그 결과는 다양한 이름붙이기로 이루어졌다.
 본 책은 바로 이러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31명의 저자가 이 사회를 칭한 30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그 대표적 저작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최근 자주 들었던 사회에 대한 이름붙이기의 결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로사회, 과로사회, 잉여사회, 제로섬사회, 하류사회 등등이다. 이런 이름 붙이기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그것은 이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맺음말을 쓴 정수복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스펙을 쌓아보아도 결국 벽에 부딪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세상이 도대체 왜 이래?’라는 질문이라고 한다. 즉 개인이 ‘주체적’으로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은 안 되는 세상에 부닥치게 되고, 이렇게 가로막고 있는 이 사회는 무엇인가하는 큰 그림의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식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이름붙이기로 사회를 단순명료하게 보여주려 한 것이고, 사람들은 이 깔끔한 정리에 동감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또 다른 저자인 이원석은 ‘이것은 사회가 정상이 아니거나 사회 자체가 해체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이러한 이름붙이기가 ‘반사회적’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회가 비정상적이고 바르지 않기 때문에 자꾸 그 진단을 해 보려는 시도들이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틀에서 볼 때 이 책을 다시 살피면 흥미로운 결과에 마주하게 된다. 여기 소개된 30권의 책들은 2권을 빼고는 모두 21세기에 나타난 것들이고, 좀 더 줄여서 23권은 최근 6년간, 즉 2008년 이후에 출간된 책들이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현상은 이 사회의 비정상과 혼돈, 그리고 모순에 의해서 나타나고 있는, 특히 최근 5-6년간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주의해서 살펴볼 부분은 다양한 저자 층이다. 31명이라는 거대한 저자군에 의해서 이 책은 탄생했는데, 그 저자들을 보면 이들이 어떤 사람들이라고 일괄하여 지칭할 수 없는 다양한 직업에, 다양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사회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많지만, 그 외에도 저널리스트, 출판사업자, 경영학자, 경제학자, 방송인 등등이 있다. 이것을 보면 이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즉 사회학자들이 자신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행했던 사회 이름붙이기의 놀이를 이제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저자들뿐만 아니라 여기 소개된 책들의 분야 역시 이들만큼이나 다양한데, 역시 이러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면이 넉넉하지 않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자. 책은 읽을 만한가? 현대인으로서, 특히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현대인으로서, 거기에 기독교인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더 강조한다면 목회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콕 짚어낼 개념 30개가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것을 주제로 하여 설교를 한다면 30주는 넉넉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설교를 하는 이가 아니더라고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하는 깨달음에 여러 번 머리를 주억거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지적호기심에 여기서 소개하는 책을 몇 권 주문하게 되고, 책에 대한 지출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도 생겨날 것이다. 나 역시 3권까지 사고 중단했지만, 이미 구매해 놓은 책들이 있어서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재밌는 사실은 이 책의 단점과 장점이 한 곳에서 수렴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책소개에 충실해 있지 않다. 한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들은 책 한권, 대부분 그 키워드와 동일한 제목을 가진 책 한권을 소개한다. 기대는 그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저자들은 책 소개에 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을 독자들이 이미 읽었거나 최소한 그 개념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보면 손쉽게 30권의 책을 소개 받으려는 얕은 생각은 좀 좌절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책 소개라는 기본적인 분량을 뛰어 넘어서 그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입장에서, 그리고 2014년, 그것도 4월을 넘은 5월의 상황에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저자들은 세월호사건으로 나타난 이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심지어 중복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들은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최근 1-2년, 심지어 몇 달 전에 이름 붙여진 사회를 다시금 현실화하고 있다. 즉 이 책은 바로 오늘을 시점으로 이 사회를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보면서 마음에 다가왔던 부분이 있다. ‘탈신뢰사회’를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국가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은 결국 각자 생존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사회는 공공성과 공동의 가치를 함께 세우지 못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결국 국가의 붕괴와 함께 사회와 개인도 급격히 붕괴될 수밖에 없다’(120쪽) 오늘날 세월호사건이나 윤병장 사건등과 함께 국민들이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앞으로 닥치게 될 현실을 정말 정확히 잘 짚어준 부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절벽사회’를 말한다. 절벽사회라고 하는 것은 이 사회가 역동성을 상실하고, 계급 상승의 가능성도 상실해 버렸다는 것이다. ‘절벽사회는 바로 죽임의 사회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각 성원을 절벽으로 밀어내고 있다. 계급 상승이 아니라 도리어 계급 추락의 상황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서로 도와줄 수 없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사회는 성원을 죽이고 있는, 죽임의 사회다. 이 절벽을 허무는 것은 물론 상생, 즉 서로 살리는 것이다.’(174쪽)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절벽을 나열한다. 즉 교육, 취업, 결혼, 주거 등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로 하여금 절벽에 서게 하고 절망하며 죽임으로 내 몰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형제, 자매들을, 아니 바로 나를 바로 보게 만드는 부분인 것 같다.

 정수복은 이 책의 맺음에서 ‘개인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깨달은 개인, 각성한 개인,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개인들이 모이면 세상은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선언한다. ‘조금씩’이라는 말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는, 어쩌면 이렇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상황의 인식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 올 것이고, 생각의 변화는 삶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결국 그 변화들은 세상을 바꾸어나갈 것이다. 이 변화된 세상은 결국 우리가 꿈꾸고, 또 믿고 있는 하나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선 모습일 것을 우리는 믿는 것이다.
 
사족: 이 책에서 말하는 30개의 키워드이다. 소비사회, 자기절제사회, 낭비사회, 잉여사회, 하류사회, 탈학교사회, 허기사회, 위험사회, 분노사회, 감시사회, 과로사회, 탈감정사회, 피로사회, 투명사회, 탈신뢰사회, 승자독식사회, 격차사회, 부품사회, 주거신분사회, 팔꿈치사회, 영어계급사회, 절벽사회, 제로섬사회, 분열사회, 네트워크사회, 단속사회, 루머사회, 무연사회, 싱글사회, 신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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