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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 신학대학의 현황과 실태-정재영   14-06-29
관리자   11,255
 
한국 개신교 신학대학의 현황과 실태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1.  들어가는 말
한국 개신교는 3대 종교 중 가장 늦게 전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신자들을 확보하여 전체 인구에서 경이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 개신교의 성장은 60년대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고, 70년대에 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과 발맞추어 한국 개신교는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급성장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한국 교회는 선교 1세기 만에 전체 국민의 20%에 육박하는 인구를 기독교 신자로 만들었고, 전국에 6만 개가 넘는 교회당을 세우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개신교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들도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신학교를 신학 교육을 하는 기관이라는 본다면 이 안에는 다양한 형태의 신학교들이 존재한다. 먼저 교육부로터 인가 받은 신학교와 인가를 받지 않은(또는 못한) 신학교들이 있으며, 신학교육만을 하는 신학대학교와 신학대학교로 출발하여 현재도 이름은 신학대학교지만 종합대학교로 발전한 경우가 있고, 애초부터 종합대학교 안에 단과대학으로 신학대학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1997년에 학부가 없이 전문인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으로 대학원대학교 제도가 마련된 이래 신학대학원대학교가 20개 이상 설립되었다. 또한 신학교라고 하면 대개 목회자 양성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목사 안수를 위한 목회학 석사과정이 없이 신학 교육만을 제공하는 신학교도 여럿 있다.
이렇게 다양한 신학교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그 역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가 점점 늘고 있어 “신학교육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에서는 신학교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이다. 짧은 글에서 신학교 문제 전체를 다루기는 어려우므로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신학교들의 현황과 실태를 살펴보고, 목회자 공급 과잉을 중심으로 신학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진단해 보고자 한다.

2. 신학교 현황과 실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국에 다양한 신학교가 존재하는데 이들의 전체 현황을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인가 받은 신학교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비인가 신학교는 학교 건물 자체가 없이 교회 공간이나 다른 장소를 빌려서 교육을 하는 경우도 많이 때문에 실체 파악이 매우 어렵다. 과거에는 우체국에 사서함만 설치해 놓고 학생모집 광고를 내어 갖가지 명목으로 돈만 받고 졸업장을 발부한 경우도 있었다고 할 정도이다. 90년대 초에 전체 신학교는 250여개로 파악되었는데, 당시에 인가신학교 18개와 대학학력이 인정되어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학력인정 학교까지 합한 42개 대학을 정규 과정을 개설한 신학교로 볼 때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신학교는 2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교는 9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현재는 4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에 57개가 인가 받은 신학교로 파악되고, 나머지는 비인가 신학교이다. 그리고 비인가 신학교들 중에서도 150여 개는 소재 파악이 되고 있고, 나머지 200여 개는 소재 파악은 되지 않지만 교단 총회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자체 신학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가 대학교 중에서 대체로 규모가 작은 대학원대학교들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재정적으로 안정된 신학교는 전체 신학교의 10%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전체 신학교들을 교단별로 보면, 예수교 장로회 교단 계열의 신학교가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 가장 많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것은 뒤에서도 다루겠지만, 교단 분열이 원인이다.
이들 신학교에서는 매년 7,000명 이상의 신학생들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예장 합동측과 통합측의 신학생만도 1,000명을 훌쩍 넘는다. 그 중에 학력 인정 학교에서 배출되는 졸업생은 2천 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보면, 한국 교회의 목회자 가운데 무려 70% 이상이 무인가 신학교를 통해서 배출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렇다보니 자연히 목회자의 자질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비인가 신학교나 군소 신학교가 모두 경영이나 교육이 부실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교육부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고 재정이 어렵다 보면 체계적인 교육이나 공신력 있는 학교 운영이 안 될 개연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교단별 직영신학교에서 정규과정의 이수 없이 통신, 직영신학 등 편법과정을 통해 다수의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있어 목회자의 자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신학 교육을 하는 사이버 신학교가 우후죽순으로 늘어 신학교육에 목마른 만학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부실한 교육과 장삿속 운영을 하여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공식 인가기관으로부터 검증되지 않은 미국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 소지자들을 교수로 임용하고 그 대학과 공동학위제도를 운영하며, 심지어 목사 안수까지 주어 사이버신학교가 미인가 목사 양성소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사이버신학교들은 제대로 된 커리큘럼과 교재도 없이 설교 동영상만을 틀어주는가 하면 6개월 만에 목사 안수를 받게 해준다는 황당한 제안을 하는 곳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신학교 현황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수도권과 지방 신학교의 격차가 지나치게 심하다는 것이다. 신학교의 전국 분포는 서울에만 전체의 60% 정도가 존재하고 있고 경기도를 포함하면 3분의 2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그나마 제주도에는 단 한 개의 신학교도 존재하지 않아 신학교 불모지인 상태이다. 지방 신학교들의 문제들 중 가장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시설의 열악함이다. 학생들은 대부분 20년에서 30년 전에 지어진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도서관과 기숙사 등의 시설도 매우 낙후되어 있다. 지방신학교들이 이렇게 시설물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재정확보의 어려움에 있다. 각 교단의 지방신학교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데다, 지역교회들의 도움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운영과 발전을 위한 예산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등록금 인상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부담증가로 이어지게 되며 대학들의 재정 확보를 위해 학생 정원을 늘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교육 자체가 부실해 지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
지방신학교 출신 사역자들에 대한 차별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교회에 이력서를 넣어도 지방 신학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하기 일쑤여서 대부분의 지방신학교 출신 교역자들이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목회자들의 차별적인 인식으로 인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신학대학이 위치한 지방에서조차 지방신학대학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방신학교에서도 꾸준하게 신학생들을 배출하고 있는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의 수는 한정돼 있다보니 지방신학교를 졸업한 신학생들은 수도권 신학교 출신 신학생들보다 훨씬 더 사역지를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지방 신학대학의 학생 수는 최근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신학대학원의 경우 수도권의 중심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신학생들이 지방으로 몰리며, 학생수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학부생들이 줄고, 신학부 외 타학과의 학생감소로 인해 학과가 폐지되는 등 학교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3. 목회자의 공급 과잉 실태
신학교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신학생을 체계적으로 교육을 한다고 해도 배출되는 신학생 자체가 너무 많다는 것이고 이는 목회자 공급 과잉의 문제를 낳고 있다. 신학교 졸업생 수와 은퇴하는 목회자 수, 선교사로 나가는 수, 그리고 전체 교회 수 등을 종합해보면 매년 수백 명의 목회자가 과잉 공급되고 있고, 최근 10년 사이에 수천 명에 이르는 목회자가 임지를 찾지 못한 채 무임 목사가 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10년 전만 해도 목회자의 수도권 편중이 심해서 지방에 있는 시골 지역은 목회자가 부족한 형편이라고들 하였으나 요즘에는 목회자 공급이 넘쳐나 시골에 교인 수가 10여 명에 불과한 교회라도 목사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이에 따라 목회자 수급 문제가 한국 교계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목회자 수급 불균형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90년대 이후로 교회 성장이 정체되고 교회의 대형화에 따라 개척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작은 교회들이 존립하기 매우 어렵게 되면서부터이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60년대의 교회 성장률이 41.2%였던 것이 70년대에 들어와서는 12.5%로, 80년대에 와서는 4.4%로 감소했다. 그리고 90년대 초엔 3%로까지 낮아지고 2005년 인구센서스에서는 1.6% 감소세로 돌아섰다. 70~80년대 교회 부흥과 함께 주요 교단의 신학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학생의 정원을 늘렸다. 성장기에 그것은 불가피했고 당대의 요청이기도 했으나 성장이 멈추었고, 목회자의 수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에는 방향 전환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는 이에 대한 조절기능을 없었다. 교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신학교 정원은 줄지 않았기 때문에 목사 후보생은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교회 규모와 청빙에 지원하는 목회자 수가 비례하여 교인 수 100명 규모의 교회에는 거의 1백여 통의 지원서가 들어오고, 교인 수 1,000명 규모의 교회에는 거의 1천여 통의 지원서가 들어온다고 할 정도이다. 이것은 담임목사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목사를 구하는 교회들마다 1백여 통의 이력서가 쌓이고, 사역지를 기다리는 신학생들은 도서관에 진을 치고 앉아 있다. 임지를 찾지 못한 목회자들은 결국 생계를 위해서 다른 직업 활동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원인은 목회자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에 있다. 1년 동안 설립되는 교회는 많아야 2~3천 개 정도이지만, 매년 7천여 명의 목회자가 배출되고 있으니 사역할 교회가 부족한 것이다. 그나마 매년 수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고 교회를 개척해서 유지되고 있는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서 사역지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 신학교나 군소 신학교를 나온 목회자들은 더더욱 임지를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러한 목회자 과잉 배출은 과도한 교회 개척으로 이어져 개교회들 사이에 또는 목회자들 사이에 지나친 경쟁의식을 유발시키고 교회의 권위와 신뢰성을 상실시켜 결국 기독교선교에 악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임지를 구하기 힘든 목회자들이 학연과 지연에 호소하게 되어 목회지를 ‘정치판 아닌 정치판’으로 몰고 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이 지난 몇 년 간 크게 문제가 됐던 한국 교계의 ‘교회 세습 문제’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아 목회자 수급 문제는 한국 교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4. 목회자 과잉 공급의 원인과 개선 방안
이러한 목회자 과잉 공급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목회자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개인적인 측면이다. 한국 교회 풍토에서는 흔히 “은혜를 경험하면 신학교에 가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신학교에 가서 목사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장 크게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생활 영역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거룩한 삶의 무대라는 종교 개혁의 전통보다 교회 안에서의 삶이 가장 거룩한 삶이고 직장 생활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세속적인 활동이라는 이원론에 젖어 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이른바 가슴이 뜨거워지면 신학교에 지원하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끊이지 않고, 심지어 사회 활동을 하다 지치거나 실패하면 하나님이 신학교로 인도하시려고 자신을 코너로 몰아넣었다고 간증을 하면서 목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학교가 일종의 도피처가 되는 경우도 있어 내적 소명에 대한 확실한 점검이 필요하며 지나친 이원론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
이와 같이 지극히 주간적인 소명의식이 목회를 하기위한 자격의 전부로 생각할 정도이니 신학생들은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들어온 것이지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목회자가 될 사람은 최소한 총체적 인격에 대하여 점검을 받아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신학 지식의 습득이나 신앙 훈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신학생은 사물을 정상적으로 인식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목회자로서의 인성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문학과 철학과 역사에 대한 식견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신학 학부에서 다양한 인문학 교육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학문임에도 이른바 신본주의가 아니라 인본주의 사상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신학생들이 인문학 공부를 멀리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기독교 인문학에 기초하여 학문의 기초를 충분히 쌓지 못한 목회자들이 목회자로서의 균형 잡힌 통찰력을 갖지 못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오늘날과 같이 세계화되고 다원화된 상황에서 적실성 있는 신학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와 같은 다종교 상황에서 다양한 종교와 문화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올바른 목회관이 세워져야 한다.
또한 개교회 목회자들이 열심 있는 평신도들을 너무 쉽게 신학교에 보내는 것도 문제이다. 신학교에는 교회에서 목회자의 권유에 의해 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단순히 신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 왔다가 자연스럽게 신학교에서 교역자가 된다. 애초에 교역자가 되려고 온 것은 아니지만 졸업할 때쯤 되면 자연스럽게 교역자가 되어있다. 신학교육을 받게 되면 전도사 호칭을 붙이게 되고, 교회에서도 전도사 대우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학교에 갈 때에는 신학 교육만을 받는 것이 목적인지 목사 안수를 받는 것이 목적인지 구별해야 한다. 그리고 신학교에서도 신학교육과 목사 안수를 별개의 과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교회에서 받지 못하는 전문적인 신학교육을 받기 원하는 평신도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목사 안수를 전제로 하지 않는 비목회자 신학 교육 과정을 늘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목회자 과잉 공급의 다른 요인은 구조적 차원으로 교단 분열로 인한 군소 신학교의 난립이다. 한국교회의 교단 분열의 결과로 나타난 수많은 군소 교단들의 경우 1교단 1신학교의 원칙에 따라 많은 목회자 양성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한국 장로교회는 교단 분열이 심하여 100여 개 이상의 교파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교단이 분열되면 상대방을 의식하고 교세 확장을 위해 경쟁하게 된다. 교세 확장을 위해 신학교를 확대하려고 하고 이를 위해 학생들을 많이 뽑으려면 선발 기준은 낮아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교단이 나뉘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신학교들, 몇 명의 목사들이 의기투합해 쉽게 신학교 간판을 걸고 학생들을 모집하기도 하고, 학력 수준이 높아져서 남아도는 학위 소지자들 등이 군소신학교를 난립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그러한 신학교들의 학생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부는 쉽게 하고, 안수를 남발하는 경우가 늘어 신학교 및 목사 후보생들의 질 저하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게다가 교단 분열은 지나친 교파주의를 조장하고 편향된 신학 교육을 하는 문제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목회자 과잉배출은 비단 군소 신학교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교육부 인가를 받은 각 교단 신학교 또는 신학대학원들도 교세 확장이나 과시를 위해 무계획적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노회에서는 편법으로 목사 안수를 주기도 한다. 목회자 공급 과잉 현상은 신학교가 교단과 교회의 상황과 필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신학교 운영을 위한 재정적 필요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신학교가 시장 논리에 내맡겨진 실정이다. 이제는 확실한 전망과 대책을 수립한 후 합리적인 수급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는 각 교단 총회에서 목회자 수급을 조절하고 신학교 정원을 결정해야 한다. 총회의 신학위원회가 이를 담당하거나 아니면 이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두어 장기적인 목사 수급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자료들 곧 은퇴 목사 수, 자연 사망률, 중도 탈락률, 교회 증가율 등을 감안하여 신학교 입학생 수를 종합적으로 예측하여 결정하고 목사 안수자를 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교단주의가 작용할 수 있으므로 초교파적인 기구를 설립하여 신학교육의 방향과 목회자 수급 문제 및 분배과정을 진단하고 연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아가서는 신학교 협의회를 통해서 신학교에 대한 실사를 통한 인증제를 도입함으로써 신학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미국 신학교들의 경우 정부 기관에서 인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미국신학교협의회(ATS : Association Theological Schools)를 구성하고 있고 여기에 가입한 학교들이 공신력을 가지고 신학 교육을 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체계적으로 신학 교육을 하고 안정적으로 성직자를 배출하고 있는 가톨릭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현실적으로는 신부수가 부족하지만, 양보다는 질적 수준을 중시하여 철저한 교육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성직자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사회 신뢰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양적으로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신교 전통 안에서도 목사 후보생을 엄선했던 경험이 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하여 올바르고 체계적인 신학 교육을 통해 한국 교회가 바로 서고 신뢰 받는 종교로서 선교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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